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데이터 때문에 일이 편해져야 하는데… 왜 더 버거워질까?”
엑셀 파일은 끝없이 늘어나고, 버전은 섞이고, 누가 마지막으로 수정했는지
아무도 기억 못 하는 상황. 회의실에서 “최신 데이터 맞나요?”라는 말이 세 번째
나오는 순간, 괜히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nuest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됐습니다. 2017년, 데이터가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장면을 조금 덜 피곤하게 만들고 싶다는, 꽤 단순한 마음에서요.
nuest라는 이름 뒤에 숨은, 조금 솔직한 이야기
nuest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만드는 SaaS 팀입니다.
아주 거창하게 말하면 “기업의 의사결정을 똑똑하게 돕는” 서비스고,
조금 솔직하게 말하면 “데이터 때문에 속 쓰린 사람들 편 좀 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처음 서비스를 구상할 때, 저희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습니다.
“이미 비슷한 도구가 너무 많은데 굳이 우리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뭐지?”
결국 남은 질문은 하나였어요.
“실제로 매일 데이터를 만지는 사람 입장에서, 뭐가 제일 짜증 나는가?”
그 질문을 붙들고, 현업 마케터, 영업팀, 물류 담당자, 대표님들까지
커피를 수없이 타 드리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놀랍게도, 업종도 규모도 다르지만 불편함의 패턴은 비슷했습니다.
사람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던 세 가지 피로감
- 데이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한 번 보려면 탭을 열다 지친다.
- 보고서 만들려고 밤에 야근하면서도, 이게 맞는 숫자인지 불안하다.
- 툴이 너무 어려워서, 교육을 받아도 결국 두세 명만 쓴다.
이 세 가지 피로감을 줄이는 것.
그게 nuest가 지금도 계속 붙들고 있는 기준입니다.
클라우드 위에 올린 ‘하루 일과’ 같은 데이터 관리
nuest는 거창한 슬로건보다, 현장에서 느끼는 작은 편리함을 중요하게 봅니다.
그래서 구조는 단순하게 가져가고, 화면은 한 번 보면 감이 오게 만들려고 합니다.
1. 누구나 익숙해질 수 있는 인터페이스
“설명서도 안 보고 그냥 눌러보다가,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겠어요.”
저희가 좋아하는 피드백입니다.
버튼은 많지 않아도 되고, 메뉴 이름은 어렵지 않아야 좋다고 믿습니다.
마케터가든, 영업팀이든, 재무 담당자든
하루 중에 데이터를 보는 시간이 길수록 화면은 더 단순해야 합니다.
그래서 nuest의 UX/UI는 디자인 상을 타기 위한 화면이 아니라,
“그냥 편한 화면”을 목표로 계속 다듬고 있습니다.
2. 보고서 대신 ‘지금’이 보이는 대시보드
대부분의 기업이 한 번쯤은 “주간 보고서 때문에 주간이 망가진다”고 말합니다.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더 중요한 일을 미루게 되니까요.
nuest가 그리는 장면은 조금 다릅니다.
보고서를 만들려고 데이터를 건지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대시보드에서 이미 흐름이 보이고,
그 화면을 캡처하거나 공유하는 정도면 보고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숫자를 실시간으로 쫓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변화가 생겼을 때 알려주는” 알림 구조,
“내가 신경 쓰는 지표만 모아보는” 개인 뷰를 통해
각자에게 맞는 리듬으로 데이터를 보도록 돕고 있습니다.
3. ‘문제가 생겼을 때만 찾는’ 고객센터는 싫어서
SaaS 서비스를 써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막상 급할 때는 답장이 느리고, 여유 있을 때만 공지 메일이 옵니다.
그래서 nuest의 지원팀은 조금 다르게 움직이려 합니다.
물론 24/7 대응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거기 계세요?”라는 한 줄 메세지에
최대한 빨리, 사람 말투로 반응하려고 합니다.
정답을 곧바로 주지 못하더라도,
“지금 이 부분부터 같이 보시죠”라고 말하는 쪽을 선택합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작은 변화 하나
한 중견 제조업체 마케팅 팀은, 그동안 온라인 채널 데이터를
각 플랫폼 관리자 페이지에서 따로 보고, 엑셀로 합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팀장은 늘 말했습니다.
“데이터를 모으다가 하루가 지나간다.”
nuest를 도입한 이후, 이 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우리가 진짜로 보고 싶은 숫자가 뭐냐”를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트래픽, 전환율, 광고비, 고객 문의 수.
네 가지 지표만 먼저 대시보드에 올리고, 나머지는 뒤로 미뤘습니다.
몇 주 뒤, 팀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전에는 데이터를 모으다가 하루가 갔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보고 얘기하다가 하루가 갑니다.”
단순히 도구만 바꾼 것이 아니라,
팀의 대화 주제가 엑셀 정리에서 ‘의사결정’ 쪽으로 옮겨간 순간이었습니다.
데이터, 모두가 말하지만 모두가 힘들어하는 그 단어
요즘은 어떤 기사든, 보고서든 “데이터 기반”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습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Saa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집니다.
한 리포트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리 서비스가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이런 자료들을 직접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런 기사를 읽고 나면 약간의 허탈함도 따라옵니다.
“다 좋은 말인데… 우리 현실에 당장 어떻게 써먹지?”
데이터 팀이 따로 없는 회사, 전담 인력이 없는 조직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nuest는 바로 그 간극을 줄이고 싶습니다.
거대한 슬라이드 발표와 실제 책상 위 현실 사이의 거리 말입니다.
nuest가 일하는 방식: 완벽보다, 꾸준한 개선 쪽으로
내부적으로도 저희는 “완벽한 기능”을 만들려 하기보다
“당장 내일부터 쓰일 수 있는 개선”을 우선순위에 두려 합니다.
작게 만들고, 빨리 써보고, 과감히 버리기
예를 들어 새로운 분석 모듈을 설계할 때도
처음부터 거대한 구조를 설계하지 않습니다.
가장 자주 요구받는 리포트 한 가지를 먼저 올리고,
실제 고객과 함께 써보면서 부족한 지점을 채워갑니다.
때로는 우리가 공들여 만든 화면이
“솔직히, 이건 굳이 안 써도 될 것 같아요”라는 한마디에
조용히 사라지기도 합니다.
아프지만, 그런 피드백을 잘 받아들일수록
서비스는 더 단단해진다고 믿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도구답게, 우리도 데이터로 반성하기
아이러니하게도, 데이터를 도와주는 서비스를 만들면서
우리가 우리 데이터를 제대로 안 보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신규 기능 사용률, 온보딩 완료율, 첫 달 이탈률 같은 지표들 말입니다.
그래서 일정 주기마다 내부에서도 “되돌아보기 세션”을 갖습니다.
어느 기능에서 사용자가 가장 머뭇거리는지,
어느 단계에서 이탈이 많은지 하나씩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가 자주 하는 말은 이렇습니다.
“사용자가 잘못 쓴 게 아니라,
우리가 헷갈리게 만든 건 아닐까?”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지다 보면,
버튼 하나의 위치를 옮기거나, 안내 문구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체감 난이도가 눈에 띄게 내려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게 nuest가 좋아하는 ‘작은 승리’입니다.
한 명의 사용자를 떠올리며 설계하는 온보딩
어느 날, 첫 온보딩 미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툴들, 예전에 도입하려다 포기한 적이 있어요.
교육은 받았는데, 막상 매일 들어가서 보니까 너무 복잡해서…”
그래서 nuest의 도입 과정은 최대한 숨을 고를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도입 첫 주에 우리가 함께 정리하는 것들
- 지금 회사 안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의 위치
- 단기적으로 꼭 보고 싶은 핵심 지표 세 가지
- “이건 꼭 자동화됐으면 좋겠다”는 반복 업무 한두 가지
이 세 가지만 먼저 정리한 뒤에,
나머지는 차근차근 옮겨오도록 돕습니다.
모든 걸 한 번에 바꾸려 하면,
사람도, 시스템도 버티지 못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어떤 고객사는 도입 후 한 달 동안,
기존 보고서 구조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뒷단에서만 데이터를 옮겨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야 “이제는 아예 보고서 방식도 바꿔볼까요?”라는 말을 꺼냈죠.
속도보다 리듬, 그 리듬을 서로 맞춰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 모든 기업이 ‘데이터에 덜 지치는’ 상태
솔직히 말해서, nuest가 모든 걸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각 기업의 문화, 조직 구조, 리더의 스타일,
데이터에 대한 기대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장면은 상상합니다.
회의실에서 누군가가 묻습니다.
“최근 한 달 간, 우리 고객의 행동이 어떻게 바뀌었죠?”
그 질문에 누군가는 한숨을 내쉬며
“잠시만요, 자료 모아볼게요…”라고 말하는 대신,
누군가가 노트북을 앞으로 당겨
nuest 대시보드를 띄우고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 보시면, 이 구간에서 한 번 크게 변했어요.
그래서 우리도 이때부터 메시지를 조금 바꿔봤습니다.”
데이터를 정리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나는 것.
그 변화가 쌓이면, 회사의 방향도 조금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nuest와 함께 걸어가고 싶은 분들께
아직도 스프레드시트 탭을 수십 개 열어두고 일하고 계신가요?
데이터는 쌓이고 있는데, 정작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스스로도 헷갈릴 때가 있으신가요?
혹은 이미 여러 SaaS 도구를 써봤지만,
정작 팀원들은 몇 명 빼고는 로그인을 잘 하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다면, 아마도 다음 문장이 마음에 남을지도 모릅니다.
“도구가 좋아도, 쓰는 사람이 버거우면 아무 소용 없다.”
nuest는 도구를 자랑하고 싶은 회사가 아니라,
“이제야 좀 숨이 붙는다”고 말해주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회사를 꿈꿉니다.
조금 느릴지라도, 그런 방향을 고집하려 합니다.
언젠가 여러분의 회사에서도,
데이터 때문에 속이 답답해지는 순간이 아니라
데이터 덕분에 한 번 더 용기를 내보는 순간이 오길 바랍니다.
그때, nuest가 옆에 조용히 켜져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스스로에게 남겨두는 메모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종종 초심을 잊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끝에는, 저희 팀을 향한 작은 메모를 남겨둡니다.
- 기능보다 사람을 먼저 떠올릴 것.
- 복잡함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
- “이 기능, 나라도 쓰고 싶을까?”를 계속 물어볼 것.
- 사용자의 실수를 탓하기 전에, 화면을 먼저 돌아볼 것.
- 데이터를 위한 데이터가 아니라, 결정을 위한 데이터를 만들 것.
이 다섯 가지를 지켜가는 한,
nuest는 “또 하나의 SaaS 서비스”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덜 복잡하게 만들어 주는
조용한 동료로 남을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